1900 클럽 03.14 00:55

1900은 일명 맥주거리라 불리는 호안끼엠의 타히엔 거리에 있다. 찾기는 어렵지 않다. 맥주거리에서 가장 사람이 많고 가장 음악소리가 큰 곳이니 눈에 띄지 않을 리가 없다. 처음에는 나도 재밌을 것 같은 기대감에 들어갔다가 1시간만 바로 나왔다. 그 이유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문제였다. 클럽에 사람들이 많은 건 당연한 거지만 여긴 그 수준이 아니다. 거의 콘서트장 압사 당하는 맨 앞 줄처럼 뒤에서 사람들이 계속 밀어붙인다. 입장할 때 가드가 인원 통제를 하지 않고 무조건 밀어 넣다 보니 춤은 당연히 못 추고 술을 마시거나 주문은커녕 직원을 찾기도 힘들다. 2층은 좀 낫긴 한데 2층은 클럽처럼 춤을 추기보다는 풍선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풍선을 하면 짧게는 찰나, 길게는 몇 초간 몸이 비틀거리는데 온갖 사람들이 풍선을 하고 비틀거리면서 치대는 게 정말 짜증 날 정도다. 입장료는 150.000동(프리 드링크 1)인데 버리는 셈 치고 나오는 게 아깝지가 않을 정도다.
첫 방문은 1시간 버텼고 오늘은 다를 거라면 재방문을 했을 때는 30분 만에 나왔다. 일단 스테이지 앞쪽으로 가지 않는 이상은 춤추고 놀기 어렵겠다고 비집고 들어가 봤지만 여긴 전과 똑같이 춤을 추는 분위기가 아니다. DJ를 향해 손을 올리고 방방 뛰는 게 전부지 우리가 생각하는 클럽이랑은 다르다. 록 페스티벌 앞 줄이라고 생각하는 게 더 이해가 쉽다. 보통 한국인이 30-40% 정도로 가장 많고 그다음은 현지인, 중국인, 인도인 순으로 많다. 그러다 보니 땀 냄새, 쉰내 등 여름에 가면 거의 코를 막고 싶을 정도다. 이런 환경만으로도 짜증 나는데 뒤에서 엉덩이를 움켜쥘 정도로 만지고 치근거린다. 그런데 누가 그랬는지도 모른다. 너무 사람이 많다 보니 알 수가 없다. 이때도 30분 만에 그냥 나왔다. 이 날은 무료입장을 했기 때문에 그냥 바로 나와도 돈 버릴 게 없었다.
세 번째 방문은 뭐 말할 것도 없이 화장실만 쓰고 나왔다. 여기는 사람에 치이고 싶을 정도로 인파가 그리운 사람들이나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다시는 안 간다. 총 3번을 갔는데 3번 다 분위기는 똑같았다. 조금 일찍 가면 다른 분위기일 수도 있지만 내가 간 시간은 10시-11시 사이였다. 그리고 3번 중에 한 번은 입장료를 받았고 두 번은 그냥 무료입장을 했는데 기준을 모르겠다. 모두 주말이었고 같은 시간대였는데 복불복인가 그건 모르겠다.
아무튼 이게 나의 1900을 최악이라고 한 이유다. (첨부 사진 참고) 히어로나 오페라 같은 경우는 내 테이블 좌석도 확보 가능하고 스테이지 등 여유로워 춤도 추고 친구도 사귀고 마시고 노는 게 가능한데 여긴 다르다. 그래서 나는 항상 히어로를 가는 편이고 블로그 쪽지나 댓글에도 히어로를 추천한다고 답을 하는 편이다.

